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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마루와 아라

밤하늘의 별자리는 동서양이 다르고 만든 사람에 따라서 제각각이다. 그 중 날치자리라는 별자리는 북반구에 사는 우리에게는 보이지 않지만, 남반구에서는 여름철 남쪽 하늘에서 볼 수 있다. 날치자리에 있는 별 중 'WD 0806-661'이란 번호가 붙은 항성은 태양으로부터 63광년 떨어져 있는 비교적 가까운 별이다.     최근에 일을 시작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그 항성을 관찰하기 위해서 우선 그 항성과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의 이름을 지으려고 공모전을 열었는데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제안한 이름이 채택되어 별에는 '마루', 행성에는 '아라'라는 한글 이름이 붙여졌다.   '마루(Maru)'는 산마루에서처럼 무엇인가 높다는 의미여서 하늘을 뜻하고, '아라(Ahra)'도 바다의 순우리말이다. 중심성 '마루'는 태양 질량의 절반보다 조금 더 무거운 별이고, 마루를 공전하는 아라는 무게가 목성의 여덟 배쯤 되는 행성인데 아라는 지구와 태양 사이 거리의 약 2천 5백 배나 되는 곳에서 마루를 공전한다. 태양 빛이 지구까지 8분 걸리는 데 반해 마루에서 떠난 빛이 아라에 도착하는 데는 우리 시간으로 보름 정도 걸린다.   별이 탄생하면 핵융합을 시작하여 빛과 열을 내는 주계열성 과정을 거친 후, 연료인 수소가 다 떨어지면 그 별의 질량에 따라 덩치가 작은 별은 적색거성 단계를 거쳐 백색왜성이 되고, 큰 별은 초신성 폭발 후에 중성자별이나 블랙홀이 된다. 이번에 이름 지어진 중심성 마루는 그 번호 WD 0806-661에서 알 수 있듯이 White Dwarf, 즉 백색왜성이다. 별은 핵융합 과정이 끝난 후 백색왜성이 되어 수백억 년 동안 빛을 잃으며 식어간다. 우주의 나이는 138억 년이니까 우리 은하 안의 많은 백색왜성이 아직 덜 식은 상태로 여전히 빛과 열을 내고 있다. 그런 백색왜성은 별 전체의 약 6% 정도 된다.     우리의 별인 태양은 지금은 주계열성 단계지만 앞으로 80억 년 후 핵융합 원료인 수소가 소진되면 적색거성이 되어 거의 지구 궤도까지 부풀어 오르다가 외피를 모두 날려버리고 결국 백색왜성이 될 것이라고 한다. 아주 먼 미래의 일이니 고작 100년도 살지 못하는 우리는 걱정 안 해도 된다.   이번에 항성과 행성 이름 공모전을 연 기관은 국제천문연맹(IAU)인데 천문학 분야에서 세계를 대표하는 곳이다. 전 세계 82개 국가가 가입했으며 천문학 박사 학위 자격을 가진 사람만 회원 자격이 있다. 3년마다 총회가 열리는데 2006년 체코의 프라하에서 열린 제26차 총회 때 명왕성이 퇴출당했고, 2022년에는 대한민국 부산에서 총회가 열렸으며, 다음번은 2024년인데 처음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열릴 예정이다.   격세지감이다. 식민지배를 받은 후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리나라가 어느덧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 이제는 우주 강국 대열에 합류했다. 우리 기술로 발사체를 개발하여 우리가 만든 위성을 지구 궤도에 올려놓더니 이제는 별과 행성에 순 한국말 이름까지 붙여지고 있다. 조만간 우리는 달 개발에 뛰어들 것이고 화성에도 우리말 이름이 붙은 도시가 생길 날이 올 것이다. 영국의 York 지방에 살던 사람들이 신대륙에 와서 New York를 건설했듯이 대한민국 서울에 살던 사람들이 화성으로 이주하여 '뉴서울'이란 이름의 도시에 살게 될 날을 기대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마루 마루 행성 중심성 마루 항성과 행성

2023-09-08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중력파

사람은 눈이 없으면 사물을 볼 수 없지만, 가시광선 파장 너머의 전파를 사용하는 모기나 박쥐, 그리고 레이다는 우리가 볼 수 없는 것까지 감지한다. 물론 우리가 무엇인가를 볼 수 있게 하는 빛도 전자기파의 한 부분이다. 그런 식으로 모든 물질은 전자기파에 반응하고 따라서 우리는 지금까지 전자기파에 반응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이 우주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소위 물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체의 4%에 지나지 않는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현재 과학자들의 추산으로 우주는 아직 우리의 과학 기술이 밝히지 못한 암흑물질이 22%, 그리고 암흑에너지가 74%쯤으로 구성된다고 한다. 그러니까 우주의 96%가 정확히 무엇인지 아직도 모른다는 말이다.     그 나머지 4% 중 성간 가스 3.6%를 빼면 별을 포함하여 눈에 보이는 것은 고작 0.4%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마저도 수명을 다해서 죽어가는 과정에 있는 별은 거의 빛을 내지 않기 때문에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 주위에 널려있는 물질은 우주 전체의 관점에서 보면 거의 없는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력파란 쉽게 말하자면 우주 저 먼 곳에서 블랙홀 같은 거대한 질량을 지닌 천체에 변화가 생길 때 중력이 우주 공간으로 빛의 속도로 퍼져 나가는 파동을 말한다. 상대적 시공간에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절대 시간과 절대 공간을 다루던 뉴턴 물리학에서 그런 개념조차 없었다. 1915년에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아인슈타인에 의해서 추측되기는 했지만, 그 측정이 너무 어려워서 오랫동안 이론으로만 존재하다가 딱 한 세기 후인 2015년에 관측에 성공했다. 그 공로로 중력파를 발견한 사람들은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우주 공간에서 질량이 큰 물체가 폭발하거나 충돌할 경우 그 결과 중력의 변화가 생긴다.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아인슈타인은 이런 중력의 변화가 시공간을 흔들 것이고 그런 출렁임이 파동으로 퍼져 나갈 것으로 예측했는데 이것이 바로 중력파다. 하지만 당시의 과학기술 수준으로는 그런 미미한 파동을 관측할 수 없어서 그 후 이론으로만 존재하던 것이 한 세기가 지나서 관측 장비가 개발되자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역시 아인슈타인답다.   만약 전자기파에 의한 통신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중력파를 이용한 통신이 개발될 경우 엄청난 통신 혁명을 맞게 될 수 있다고 한다. 우리 몸 속에 이상이 생긴 경우 외과적인 수술로 몸을 열어보지 않고도 X선의 도움으로 몸 속을 촬영하여 진단하는 것처럼 중력파는 물질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항성의 내부라든가 심지어는 블랙홀도 관측할 수 있다.     갈릴레이 이후 향상된 천체망원경을 통해서 우리는 밤하늘을 살폈다. 그러나 광학 망원경에는 한계가 있었고 그 후 인류는 지구 대기권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전파를 이용한 망원경으로 우주 구석구석을 뒤졌다. 그 유명한 허블 천체망원경이 가시광선을 이용한 것이라면, 이번에 발사한 제임스 웹 천체망원경은 적외선을 이용한 망원경이다. 이 두 망원경은 지구 대기층의 영향을 피하려고 우주 공간에서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만약 중력파를 이용한 천체망원경이 개발된다면 중성자별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으며 빅뱅에 대한 더 확실한 연구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중력파 허블 천체망원경 우주 공간 우주 구석구석

2023-08-04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양자컴퓨터

최근에 양자컴퓨터란 말이 자주 나온다. 양자컴퓨터란 기존의 컴퓨터를 대체하는 새로운 컴퓨터라기보다 그 성능을 보완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편이 오히려 적절하다. 반도체를 사용하는 전자기적 방식 대신에 양자역학적 기술을 도입하여 결과적으로 연산 속도가 획기적으로 빠르고, 완벽한 보안 시스템을 갖춘 컴퓨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컴퓨터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독일군의 암호를 해독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그 효시다. 바로 다음 해 대포의 탄착 지점을 계산할 목적으로 전자식 계산기가 나왔다. 처음에는 전쟁의 필요 때문에 만들어졌지만, 지금은 우리 생활 곳곳에 깊숙이 스며든 일상용품이 되어 버렸다.   우리는 처음 가는 곳을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을 사용한다.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면 순식간에 가장 빠른 길을 안내하고 도착 예정 시각까지 알려준다. 그런데 내비게이션이 지정해 준 길로 가지 않으면 기계는 잠깐 무엇인가 생각하듯 머뭇거린다. 새 경로 때문에 생긴 변화를 계산해서 다시 최적 행로와 도착 시각을 새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때 만약 컴퓨터가 없었다면 그런 계산을 하느라 몇 시간씩 걸릴지도 모른다. 내비게이션에 내장된 컴퓨터는 눈 깜빡거리는 사이에 계산을 마치고 수정된 경로를 알려 준다.   컴퓨터의 옛 이름은 전자계산기다. 전자기적인 방법으로 빠르게 계산하고 다량의 정보를 저장하기 때문이다. 컴퓨터에 기억된 정보는 전기 공급이 끊어져도 영원히 그대로 남아있을 뿐만 아니라 어마어마한 양의 정보도 눈 깜박할 사이에 저장되고 처리된다. 하지만 아무리 빠른 계산 속도라고 해도 그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아주 많은 정보를 다룰 때는 컴퓨터의 속도로도 몇 달씩 걸리기도 한다.     예를 들어 일기 예보를 하려면 엄청난 양의 기상 정보와 과거 기록을 컴퓨터가 계산해서 예측한다. 그런데 바람의 방향이 조금만 바뀌거나 세기가 변한다면 계산을 새로 해야 한다. 문제는 컴퓨터의 연산 속도로도 아주 많은 양의 정보를 처리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지금은 슈퍼컴퓨터가 등장해서 계산 시간을 비약적으로 줄이고 있기는 하다.   우리 눈에 보이는 세상을 설명할 때 필요한 것이 고전물리학인 데 반해, 미시세계를 다루는 물리학을 양자역학이라고 한다. 양자의 세계에서는 물질도 빛처럼 입자와 파동이라는 두 가지 성질을 가져서 양자 얽힘이라거나 양자 중첩 현상이 생긴다.     양자 얽힘이란 서로 떨어진 거리와 관계없이 한쪽이 변하면 다른 쪽의 상태도 따라서 바뀌는 현상이고, 양자 중첩이란 한 개의 입자가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할 수 있다는 말이다. 양자역학을 기존 컴퓨터 기술에 접목하여 연산 속도를 높이고 정보 유출, 즉 해킹할 수 없게 작동하는 컴퓨터를 양자컴퓨터라고 이해하면 된다.     슈퍼컴퓨터로는 그 이름처럼 일반 컴퓨터 수천 대를 사용해서 몇 년 걸려 풀 문제를 단 며칠에 해결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그런 슈퍼컴퓨터보다 수백만 배나 빠르다. 하지만 현재 기술로는 양자컴퓨터를 소형화하거나 휴대할 수 없다. 그러므로 한동안은 일반 컴퓨터를 보완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양자컴퓨터 양자역학적 기술 계산 속도 일반 컴퓨터

2023-07-14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핵융합 발전

현재 거의 모든 에너지원은 전기다. 전기가 없으면 세상이 멈춘다. 그러므로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한다는 것은 인류의 존속과도 무관하지 않다. 발전의 초기 단계에는 수력에 의존했지만, 차츰 전기 수요가 늘면서 화력을 이용해서 발전하더니, 이제는 원자력 발전까지 해서 폭주하는 에너지 수요를 채우고 있다. 그러나 화력 발전은 공해 문제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일으켰고, 원자력 발전은 그 안전성과 사용 후 나오는 핵폐기물 처리라는 큰 문제에 봉착했다.   그러던 중에 우리의 태양처럼 핵융합을 이용하여 에너지를 얻을 수도 있다는데 착안했다. 그런데 문제는 아직 기술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핵융합 발전이란 밤하늘에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이 빛과 열을 내듯 인공적인 핵융합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즉, 인공 태양을 만들어 거기서 나오는 열로 물을 끓여 터빈을 돌려서 전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그렇게만 되면 우주에서 가장 풍부한 수소를 원료로 발전을 하게 되고, 아무 찌꺼기도 남지 않는 글자 그대로 무한 청정에너지가 아닐 수 없다. 벌써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험실에서는 성공했다.   그런데 얼마 전에 미국 대통령이 뜬금없이 핵융합 발전이 코앞에 다가왔다는 발표를 했다. 무진장한 원료가 있고 폐기물 처리도 필요 없는 그야말로 꿈의 에너지 시대가 곧 열릴 것이라 했다. 연구소에서는 이미 성공하여 핵융합을 이용해서 전기를 만들었는데 왜 뒷북을 치는 걸까?   거기에는 경제성이란 관문이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가가 너무 많이 들어가면 소용이 없다. 예를 들어, 100달러만큼의 전기를 만들기 위해서 300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하면 실험실이 아니고서야 아무도 그런 일을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에 미국 대통령의 발표 내용은 드디어 경제성이란 관문을 무사히 넘겨서 곧 상용화의 단계에 이를 것이란 희망적인 말이었다.   그동안 이루어진 과학의 역사를 보면 어떤 이론이 나온 후 실험에 성공하고 나서도 채산성이 갖춰져서 상용화하는데 적어도 20년, 심지어는 50년 정도 걸릴 때도 있었다고 하니 이번에도 지금은 아직 샴페인 병을 딸 때는 아닌 것 같다. 하지만 대통령은 친절하게도 10년 정도 걸릴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금 한창 휘발유 엔진 자동차가 퇴장하고 전기 자동차가 무대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제법 전기 자동차가 길거리에 많이 보인다. 그렇게 상용화가 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적지 않은 문제가 산적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핵융합 발전은 아직 상용화 단계는 아니다. 기술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아서 가야 할 길이 아직도 멀고도 험난하다.   수소 핵융합이란 수소 원자 4개가 헬륨 원자 한 개로 변하는 것이다. 그때 생긴 아주 미세한 질량의 차이로 아인슈타인의 E=mc²의 공식에 의해서 막대한 에너지가 나온다. 태양은 지난 45억 년 동안 그런 식으로 빛과 열을 내면서 지구에 생명을 출현시켰고, 우리 인류가 앞으로 사용할 에너지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보여 주었다. 우리의 에너지 원천인 태양은 앞으로도 65억 년은 더 핵융합을 계속할 것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핵융합 발전 핵융합 발전 원자력 발전 수소 핵융합

2023-06-23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우주 돛단배

'언젠가는 우주 공간에 부는 바람을 이용하는 돛단배들이 떠다니고, 끝없는 우주를 무서워하지 않는 자들이 광활한 우주로 나아갈 것이다.'   17세기에 활동했던 요하네스 케플러가 한 말이다. 그는 비록 같은 시기에 활동하던 갈릴레이나 데카르트에게 밀리기는 했지만,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점성술에 가까웠던 천문학에 물리학을 도입하여 지금의 천체물리학을 시작한 선구자였다. 비록 상상 속 이야기였다고 해도 과학자로서 미래를 내다본 유의미한 추측이 아닐 수 없다. 실용 가능한 솔라 세일(햇빛을 이용한 항해)의 아이디어를 맨 처음 낸 사람은 '코스모스'란 TV 시리즈로 유명한 칼 세이건이다. 그는 우주를 일반 대중에게 소개한 선구자였다.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고 관찰한다. 돌이 손을 떠나서 호수를 향해 날아갈 때 돌은 입자다. 그 돌이 수면에 떨어질 때 생긴 동심원이 호수면 위에 퍼져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파동이다. 파동이란 수면 위에 보이는 여러 동그라미처럼 물리량의 변화가 어떤 주기를 가지고 공간에 전달되는 것을 말한다.     빛은 입자인가 파동인가 하는 논쟁은 고대 그리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모크리토스는 빛은 입자라고 생각했지만, 아리스토텔레스는 파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때부터 시작된 빛에 대한 논쟁은 뉴턴 때에 이르러 입자설이 주류가 되었다. 만유인력을 발견한 뉴턴은 빛이 입자라고 생각했는데 그 당시는 뉴턴의 권위에 그 누구도 대들 수 없던 형편이었다.     19세기에 들어와서 이중슬릿 실험을 통해 파동설이 슬며시 고개를 들다가, 전기의 아버지 제임스 클라크 맥스웰에 의해 빛이 전자기파로 밝혀지면서 빛의 파동설이 정설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의 광양자설로 인해 다시 입자설이 부상하다가 지금은 빛이 입자이면서 파동이라는 양면성을 갖는다고 정리되었다.   입자로서의 빛은 그 충돌 에너지가 너무 약해서 나뭇가지에 매달린 잎에 쏟아지는 빛도 작은 나뭇잎 하나를 흔들지 못한다. 하지만 대기가 없고 중력이 약한 우주 공간에서는 형편이 다르다.     통통한 거미 한 마리를 잡아서 손가락에 거미줄을 몇 바퀴 감아 봐도 아무 감각이 없다. 그러나 무시해도 될 만큼 가는 거미줄이라고 해도 손가락에 수백 바퀴를 감으면 나중에 피가 안 통해서 손가락이 파랗게 변한다. 그대로 며칠 놔두면 결국 손가락을 잘라야 한다.     마찬가지로 빛의 충돌 에너지가 아무리 약하다고 해도 우주 공간에 펼쳐놓은 돛을 계속 때리면 부딪히는 광자에 포함된 운동에너지가 돛으로 옮겨져서 그 힘으로 우주선을 움직이는 것이 솔라 세일의 원리다. 실험은 벌써 성공했고 이제는 실용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일만 남았다.   현대 우주선은 여전히 화석 연료를 산화시켜서 생기는 힘으로 난다. 하지만 우주 돛단배는 큰 돛을 펼쳐놓고 태양에서 나오는 빛 알갱이가 돛에 부딪힐 때 얻는 충돌 에너지로 비행한다.     이론적이기는 하지만 그런 식으로 광속의 1/5 정도를 최대 속도로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솔라 세일은 우주여행의 혁명이다. 손으로 노를 저어서 배를 움직이던 인류는 나중에는 배에 돛을 달고 바람을 이용하여 지구 곳곳을 누비고 다녔다. 이제는 태양 빛이 돛을 때리는 힘을 이용하여 우주를 여행할 날이 눈앞에 다가왔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돛단배 우주 우주 돛단배 현대 우주선 우주 공간

2023-05-26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북두칠성

북반구에서 항상 보이는 별자리 중 일곱 개의 별이 모여서 된 북두칠성이 있다. 서양 별자리 중에서 큰곰자리의 꼬리 부분이 바로 북두칠성인데 현재 국제천문연맹이 공식적으로 정한 별자리 이름은 아니지만, 밤하늘을 쳐다보면 워낙 잘 보이기 때문에 여러 나라에 북두칠성에 관계되는 전설이 많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북쪽에 있는 일곱 개의 별이 마치 국자 모양을 하고 있어서 북두칠성이라고 하는데 눈이 좋은 사람은 국자 손잡이 끝에서 하나 이전의 별 바로 옆에 별빛이 약한 별 하나를 더 볼 수 있다고 한다. 아랍권에서는 그 별을 이용하여 시력을 측정했다고 하고, 로마 군대에서는 그 별을 볼 수 있는 사람을 활 쏘는 군인으로 뽑았다고 한다. 하지만 일반인 눈에는 일곱 개의 별이 모여 북두칠성을 이룬다.   나침반이 없던 시절에는 북극성을 보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그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북극성이지만 2등성인 북극성은 쉽게 우리 눈에 띄지 않는다. 북극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면 우선 북두칠성을 찾아야 한다. 국자의 손잡이 반대쪽, 그러니까 그릇 모양의 끝에 있는 두 별을 찾아서 그 두 별이 떨어진 길이의 약 다섯 배를 가면 거기에 희미하게 보이는 별이 바로 북극성이다. 북반구의 겨울철에는 북두칠성이 지평선에 가깝게 있어서 차라리 알파벳 W자 모양의 카시오페이아자리를 이용해서 북극성을 찾는 편이 수월하다.   지구의 자전축 북쪽을 따라 연장하면 북극성이 있는 곳이어서 북극성 방향으로 가면 북쪽이라고 알았다. 북두칠성은 북극성을 중심으로 시계 반대 방향으로 돈다. 아니 지구가 자전하므로 우리 눈에는 북두칠성이 도는 것처럼 보인다. 24시간에 완전히 한 바퀴를 돈다고 한다. 그래서 북두칠성의 위치를 보고 시각을 계산해 내는 방법도 있다. 그러므로 북두칠성은 우리에게 시각을 알려 줄 뿐만 아니라 북극성을 찾게 도와주어서 결국, 방향을 알게 해 주는 별자리다.   지구는 마치 팽이처럼 스스로 돈다. 그런데 팽이가 도는 모습을 관찰하면 주기적으로 꼭지가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있다. 지구도 자전하면서 그렇게 자전축 북쪽 끝이 작은 원을 그리며 움직이는데, 이를 세차운동이라고 한다. 그런 이유로 약 1만 2천 년 후에는 지금의 직녀성이 북극성 자리로 오게 된다.   구름이 없어서 밤하늘에 별이 보이는 날, 자기가 서 있는 곳에서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영락없이 북두칠성이 보인다. 그 다음에 북극성을 찾는다. 현대를 사는 우리는 과학 기술의 도움으로 방향이나 시각을 손쉽게 알 수 있지만, 옛날에는 북극성과 북두칠성을 보고 알았다.    이렇듯 우리 인류는 수렵이나 유목 생활을 했든 농경 생활을 했든 별의 움직임에 크게 의존했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온전히 한 바퀴 도는 기간을 일 년으로 잡았고, 지구가 스스로 한 바퀴 도는 것을 하루라고 정했다. 7요일 체계도 해와 달을 포함해서 우리 맨눈에 보이는 행성 이름으로 만들었으며, 어떤 별은 신앙에 관련되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망자를 관에 넣기 전에 관 바닥에 북두칠성 모양의 구멍을 뚫은 칠성판을 깐다. 북두칠성이 죽음과 연관된 별자리란 것을 알 수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북두칠성 북극성과 북두칠성 북두칠성 모양 북극성 방향

2023-05-05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중력 도움

얼마 전에 우리나라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가 무사히 발사되었다. 올해 말에 달 궤도에 안착하여 2031년으로 계획된 달 착륙을 위한 여러 가지 사전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그런데 좀 이상한 것이 있다. 반세기 전에 아폴로 11호도 4일 걸려 갔던 달을 지금은 3일이면 갈 수 있는데, 왜 넉 달 반이나 걸려서 간다는 것일까?   우리는 지구 중심에서 끌어당기는 중력 때문에 우주 공간으로 흩어지지 않고 땅바닥에 붙어서 산다. 반대로 지구에서 우주 공간으로 나가려면 그런 중력을 이겨야 한다. 지구의 중력을 벗어나려면 탈출속도가 필요한데 최소한 초속 약 11km 정도 돼야 하고 이는 소리보다 30배 이상 빠른 속도다.     그런 엄청난 속력을 내자면 당연히 연료가 많이 들어간다. 그래서 로켓을 보면 연료를 싣고 탈출속도에 도달하기 위한 발사체가 거의 몸통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로 달리면 약 4시간 반 걸리는데 교통 혼잡이 심한 서울을 벗어 나는 데만 한 시간 넘게 걸리는 것과 비슷한 형편이다.     마찬가지로 명왕성 탐사선이 지구를 벗어나는 데 연료를 거의 다 써 버린다고 하면 지구를 떠난 후에는 무슨 힘으로 멀리 있는 명왕성까지 도달할 것이며 그 후 임무 수행은 어떻게 할 것인가? 만약 산 정상에서 아래까지 내려가는데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된다면 굳이 휘발유를 낭비하면서 가속하기보다 시간은 더 걸리겠지만 비록 속력은 못 내더라도 차가 스스로 산 아래로 내려가게 가만히 나둬도 된다. 산의 경사를 이용해서 연료를 아낄 수 있다는 말이다.   태양을 중심으로 공전하고 있는 지구와 화성은 거의 2년에 한 번꼴로 가까워진다. 이때가 화성을 향해 출발할 적기다. 그런데 우리는 화성 쪽으로 로켓을 쏘지 않고 영 반대 방향으로 발사한다. 참 이상하다. 화성은 지구보다 더 먼 곳에서 태양을 돌고 있어서 처음부터 화성을 향하게 되면 결국 태양의 중력에 거슬리게 되고 더 많은 연료를 사용해야 한다. 그래서 우선 지구보다 더 가깝게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금성 쪽으로 항해를 시작하여 금성의 인력권에 도달하면 엔진을 끄고 금성에 빨려 가다가 갑자기 궤도를 바꿔서 화성 쪽으로 방향을 트는 원리다. 그렇게 되면 금성 중력의 도움을 받아 공짜로 속도를 얻다가 어느 순간 화성을 향해 방향을 바꾸면 관성에 의해 연료를 적게 쓰면서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폴로 11호가 달에 착륙한 지 벌써 반세기가 지났지만, 아직도 우리의 과학기술 수준으로 우주선을 토성까지 도달시키기도 역부족이다. 탈출 속도를 내기 위한 연료 때문에 그렇다.     그런데 중력도움이라는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우주선의 추진을 자체 연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근처에 있는 큰 천체의 중력을 훔칠 수 있다. 정확히 말하면 다른 천체의 중력과 공전 궤도를 이용하는 것이다. 이런 방식을 택하면 멀리 돌아가느라 시간은 좀 더 걸리기는 해도 연료를 아낄 수 있다.     지금 태양계 밖을 막 빠져나간 보이저 1호와 2호, 그리고 뉴호라이즌스호도 중력도움으로 그 멀리까지 날아가고 있다. 가까운 달에 가는 경우도 그렇게 멀리 돌아가서 시간은 더 걸리더라도 연료를 아껴 다른 작업에 사용하려는 것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중력 도움 중력 도움 중력과 공전 금성 중력

2022-12-09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구에서 달까지

1865년 프랑스의 작가 쥘 베른은 기상천외한 소설을 발표했다. 〈지구에서 달까지〉라는 이름의 공상과학 소설이었는데 그 무대는 미국이었다.     남북전쟁 동안 대포 제조업자들은 미국을 좌지우지할 정도로 성장했다. 그러나 전쟁이 끝나고 더는 대포 만들 일이 없어지자 이번에는 눈을 돌려서 지구에서 쏜 대포알로 달에 명중시킬 계획을 세운다. 그러던 어느 날 자기가 그 대포알을 타고 가겠다는 자원자가 나타났다. 애당초 승무원이 없던 무인 계획은 사람이 대포알을 타고 가는 방향으로 전면 개편되었다.     그들은 천체물리학자들의 조언을 통해서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를 정확히 계산하고 두 천체가 가장 가까워질 때를 맞춰 대포를 발사하기로 했다. 그렇게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이 지구를 떠나 달을 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소설은 끝난다.   소설이 나오고 한 세기가 지난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하고 인류는 달에 첫발을 디뎠다. 소설 속 이야기가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 신기한 일은 100년 전의 아이디어가 거의 그대로 구현되어 발사체가 거대한 대포의 원리였다거나, 우주선의 항로가 대포알의 궤적과 흡사한 것, 심지어는 발사 장소도 현재 NASA의 케네디 우주센터와 가까운 플로리다의 탬파라는 것이다.     만약 지구에서 달까지 쉬지 않고 걸어서 간다면 꼬박 11년이 걸리고, 자동차를 타고 가면 다섯 달 걸린다. 물론 우주 공간을 걷는다거나 운전을 해서 갈 수는 없으니 그저 상상의 나래를 펴본 것이다.     올해 2022년 6월 한국도 누리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고, 8월에는 달 탐사궤도선인 다누리호의 발사에도 성공하여 이로써 우리나라는 세계 일곱 번째 우주 강국이 되었다. 반세기 전에 달에 착륙한 아폴로 11호는 나흘 걸려서 달에 갔고, 현재 지구에서 달까지 사흘 정도 걸린다는데 우리 다누리호는 다섯 달 후에나 달 궤도에 안착할 것이라고 한다. 참 이상한 일이다.     그 이유는 연료 절약에 있다. 다누리호는 3일에 갈 수 있는 지름길을 놔두고 그 대신 5개월에 걸쳐 돌아가는 덕택에 연료의 4분의 1을 아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연료 절약을 하여 내년 초부터 매일 두 시간에 한 번씩 달 주위를 돌면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2031년에 한국은 드디어 달에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반세기 전 미국이 달에 갔을 때만 하더라도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우리가 드디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달 탐사의 대열에 끼었다.   언젠가 인류는 화성으로 이주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그런데 화성까지 가는데 첨단 우주선으로도 편도당 7달이나 걸린다. 만약 화성으로 가는 중간 기지를 달에 건설하게 되면 사람이 화성에 가는 일이 상당히 쉬워진다고 한다. 또 달에는 향후 지구에서 500년간 쓸 수 있는 에너지를 생산할 핵융합 발전의 원료가 되는 헬륨-3가 있다.   작년에 중국에서 달 뒷면에 착륙선을 안착시켰다. 그러자 인도도 달 탐사에 뛰어들고, 이어서 우리나라도 그 경쟁 대열에 합류했다. 1903년 인류는 최초로 동력 비행에 성공했고 고작 반세기를 넘기며 달에 첫발을 디뎠다. 갑자기 우주가 손바닥 안에 들어온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구 현재 지구 향후 지구 첨단 우주선

2022-12-02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우주 급팽창 이론

137억 년 전에 빅뱅이 있었다는 사실은 이제 거의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런데 빅뱅 이론에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걸림돌이 있었다. 전문적인 용어여서 우리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우주 지평선 문제, 우주 평탄성 문제, 그리고 자기 홀극 문제가 그것이다.       모든 것이 상대적인 우리 우주에 절대적인 것이 단 하나 있다면 바로 빛의 속도다. 이 세상에 어느 것도 빛보다 빠를 수 없다. 빅뱅으로 생긴 그 어떤 것이라도 아무리 빨라야 결국 빛의 속도로 우주 공간으로 퍼져나간다.     그런데 빅뱅의 결정적인 증거인 우주배경복사를 관찰하면 전 우주는 거의 같은 온도 분포를 보인다. 우주 전체가 지금처럼 열적평형 상태가 되려면 빛보다 빠른 속도의 온도 이동이 있어야 한다는 모순이 생겼다. 이것이 우주 지평선 문제다.   우주의 미래는 현재 우주를 이루고 있는 물질의 밀도와 맞물려 있다. 밀도가 임계치보다 낮으면 우주는 수축하여 깨져버릴 것이고, 높으면 찢겨서 끝날 텐데 지금 우리 우주는 일부러 미세 조정된 것처럼 정확히 임계치를 유지하며 팽창하고 있다. 이것을 우주 평탄성 문제라고 한다. 아주 전문적인 내용이므로 일반인들에게는 오히려 이해가 안 가는 것이 맞다.   전기에는 음극과 양극이 존재하며, 음의 전하를 띤 전기 입자를 전자라고 한다. 그런데 자기는 아무리 작게 잘라내도 한쪽은 N극, 반대쪽은 S극이 된다. 1980년 엘런 구스는 자기도 전기처럼 한쪽 극만 갖는 입자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여 이론상이긴 하지만 빅뱅 때 흔했던 자기 홀극, 다시 말해서 N극이나 S극 하나만 가진 입자를 찾으려고 노력했으나 성과가 없었다.     실망한 그는 엉뚱한 상상을 했다. 예를 들어 물고기 반, 물 반이던 어떤 작은 호수가 있다고 하자. 어느 날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호수가 바다처럼 커지자 그 많던 물고기 보기가 힘들어졌다. 물고기의 총수는 그대로인 데 반해 호수가 엄청나게 커지니까 물고기가 보이지 않았다는 소리다. 다시 말해서, 우주 전체에 존재하는 자기 홀극 입자는 한정되어 있는데 우주 전체가 엄청나게 커져서 희석되었다는 것이다. 아무리 연구 성과를 내야 한다고 해도 과학자로서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런데 말입니다, 빅뱅 후 우주가 갑자기 엄청나게 팽창해버렸다고 가정하자 자기 홀극 문제뿐만 아니라 지평선 문제, 편평도 문제까지 한꺼번에 해결되었다. 무엇이 실제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공간 자체가 커져 버렸다는 엘런 구스의 뚱딴지 같은 인플레이션 이론으로 궁지에 몰린 빅뱅 이론은 다시 우뚝 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엘런 구스의 우주 급팽창 이론은 빅뱅 이론과 함께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137억 년 전에 빅뱅이 있었다. 그 직후 우주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팽창을 했다. 그렇게 부푼 우주는 다행히 우리 우주의 물질 밀도가 딱 임계치여서 우주는 별 탈 없이 운행되고 있다. 우주 시간으로 찰나를 사는 인간은 우주의 미래를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숙주를 떠나서 고작 몇 시간 사는 바이러스가 인류의 미래를 염려하는 것과 똑같기 때문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급팽창 우주 우주 급팽창 우주 지평선 우주 시간

2022-09-30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입자의 회전

산업혁명을 거치면서도 우리는 물질의 가장 기본 단위가 무엇인지 잘 몰랐다. 그러다 19세기 말엽에야 전자의 존재를 알아낸 인류는 원자의 모습이 전자가 마치 약식 속에 박힌 대추나 잣처럼 무작위적으로 군데군데 위치할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던 중 어떤 천재 과학자가 우연히 원자핵을 발견했고 주위에 있는 전자와 반대 전하를 갖기 때문에 원자는 전기적으로 안정되었다고 생각했다.     그는 원자도 마치 태양계의 모습처럼 중앙에 단단하고 큰 핵이 있고 그 주위를 전자가 공전하고 있는 상상을 했다. 한술 더 떠서 그의 제자가 전자도 태양 주위의 여러 행성처럼 자기가 속한 궤도를 공전할 것으로 추측했다.     그 무렵 원자핵 속에서 중성자가 발견되었고 원자는 핵자를 이루는 양성자와 중성자, 그리고 그 주위를 층층이 공전하는 전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엄청난 발견을 했고 이미 그런 구조의 태양계에 익숙해 있던 우리는 아무런 의심 없이 믿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전자가 아무리 작다고 해도 엄연히 질량을 가졌는데 뉴턴의 운동 법칙을 따르지 않았다. 게다가 이유 없이 사라졌다가 갑자기 다른 궤도(양자도약)에 나타났고, 심지어는 빛보다 빠른 속도로 정보를 공유(양자얽힘)했다.   고전물리학은 뉴턴의 운동 법칙이 토대여서 궤도를 바꾸려면 힘이 작용해야 하고, 아인슈타인은 이 우주에서 빛보다 빠른 것은 절대로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에 전자의 성질이 고전역학에 어긋났다. 과학자들은 왜 고전물리학이 미시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지 알려고 했다. 드디어 양자역학이란 새로운 물리학이 태동했다.     그러나 연구가 거듭될수록 뉴턴과 아인슈타인의 이론이 상처를 받자 과학자들은 억지를 부렸다. 기존 물리학으로 새로운 현상을 설명하기 힘들어지자 갖은 편법을 써서 똑같은 결론을 얻으려고 했다. 고전 물리 법칙을 총동원하고 기상천외한 잔머리를 굴려 새로운 양자역학에 억지로 맞춰나갔다.     현대판 원소주기율표 격인 표준모형으로 자연계의 기본 입자와 그들의 힘과 질량에 관계되는 기본적인 현상을 설명할 수 있다. 모두 17개의 기본 입자로 구성된 표준모형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입자는 자기 고유의 전하량, 색깔, 질량, 그리고 회전값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 등장하는 회전(스핀)은 사실 억지춘향이다. 그렇게 해야 고전물리학으로 양자역학을 설명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표준모형은 아직도 불완전하며 여전히 우리는 앞으로 발견될 중력자라는 마지막 입자를 기다리고 있다.     현대 물리학은 외계 은하 속의 초신성 밝기와 우주의 나이를 추측할 만큼 발달했다. 그래도 양자역학을 완전히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해도 해도 안 되자 과학자들은 스핀(회전)이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그 방향까지 들먹거리며 짜 맞추기에 여념이 없다.     지금 우리는 미시세계와 블랙홀까지 설명할 수 있는 새로운 물리학이 요구되는 전야에 와 있다. 일부 천재 과학자들이 입자의 회전 현상으로 그나마 풀리지 않던 물리학을 구차하게 연명했지만, 사실 입자는 회전목마처럼 스스로 돌지 않는다. 그래서 양자역학의 대가인 볼프강 파울리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무도 양자역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입자 회전 기본 입자로 회전 현상 사실 입자

2022-07-01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핵폐기물 재활용

국가는 국민이 모인 집단이다. 국민 개개인이 모여서 함께 사는 공간을 이룬 것을 도시라고 하고, 그런 도시가 모여서 한 나라가 된다. 같은 원리로 별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무수한 은하가 모여서 우주가 된다. 국가의 기본이 국민 개개인이듯 우주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크고 작은 별이 모인 것이다. 그러므로 별이야말로 우주의 가장 기본이 되는 구성단위다.   별은 핵융합 하여 빛과 열을 내기 때문에 너무 뜨거워서 생명체가 존재할 수 없다. 그러나 그 별의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혹은 그 행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표면에는 생명체가 살 수 있다. 그 대표적인 별이 태양이고, 태양이란 별 주위를 공전하는 지구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까지는 빛의 속도로 4년 반이나 걸린다. 최근 개발된 가장 빠른 로켓으로 편도 당 약 3만 년이 걸리는 먼 곳이다. 그래도 그 별이 우리 별에서 가장 가깝다는 별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우리는 죽었다가 깨어나도 다른 별에는 가볼 수도, 심지어는 연락하기도 힘들다. 설사 3만 년을 쉬지 않고 날아 그 별에 도착하여 무사히 착륙했다는 카톡을 보내도 또 4년 반이 지나야 지구에 소식이 도착한다.     별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는다. 사람이 대략 80년쯤 산다고 치면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의 수명은 123억 년이니까 사람보다 약 1.5억 배 더 오래 산다. 수소 가스 덩어리인 별은 거대한 핵융합 원자로이다. 수소 원자 두 개가 융합하여 헬륨 원자 하나가 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질량 결손으로 막대한 빛과 열이 방출된다. 그러므로 태양의 수명은 그 속에 존재하는 수소 원자의 양에 의해서 결정된다. 그래서 별들의 수명은 그 질량에 따라 다른데 우리의 태양보다 예닐곱 배 큰 것들은 마지막에는 은하 규모의 폭발을 하면서 92가지나 되는 기본 원소를 우주 곳곳에 퍼뜨리며 그 생을 마감한다.     그리고 그렇게 흩뿌려진 원소들이 다시 모여서 새로 별이 생기고 다시 소멸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우리의 우주다. 우리의 태양계가 속한 은하수 은하에서는 1년에 대략 2~3개의 새로운 별이 태어난다고 한다. 그리고 보면 별은 윤회한다고 말할 수 있다.     수명이 다한 별의 폭발로 우주에 떠돌던 92가지의 기본 원소들은 다시 별의 주위에서 결착이란 과정을 거쳐 그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나 위성이 되기도 하는데 어쩌다 한 행성 표면에 생명체가 생기고 오랜 진화의 결과 우리 인간이 되었다. 지구와 그 위에 사는 우리 얘기다. 그러므로 우리의 몸도 별들이 그 수명을 다하면서 만든 92가지의 기본 원소로 이루어져 있으며, 우리가 죽어서 우리 몸이 썩거나 타서 원자 상태로 분해되면 다시 기본 원소의 형태로 우주에 떠다니다가 별의 원료나 다른 용도로 재활용되는 것이다.     별은 거대한 핵융합 원자로라고 했다. 그 핵융합의 결과로 생긴 폐기물이 이렇게 저렇게 변해서 우주 만물, 즉 삼라만상이 되고 나아가서는 사람이 되었다고 했다. 그러므로 우리 인간은 우주 핵폐기물의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면 너무 비약한 표현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과학적 말하면 인간은 더도 덜도 아닌 '핵폐기물 재활용'에 지나지 않는다. 너무 까불지 말라는 뜻에서 억지를 부려봤다. 그래도 엄연한 사실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핵폐기물 재활용 핵폐기물 재활용 기본 원소로 우주 핵폐기물

2022-06-24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빛의 정체

이 세상에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빛의 속도다. 물속이나 진공에서도 같은 속도이고, 심지어는 상대적으로도 항상 같다. 예를 들어 우리가 시속 50km로 달리는 기차에서 사과를 시속 10km로 전방을 향해 던졌다면 그 사과의 실제 속도는 시속 60km가 된다. 그러나 날아가는 우주선에서 전방으로든 후방으로든 빛을 비춰도 그 빛의 속도는 여전히 똑같다. 빛의 속도는 절대적이든 상대적이든 항상 일정하다. 그것이 빛의 비밀이다. 빛은 1초에 30만km를 간다. 지구를 무려 일곱 바퀴 반을 도는 속도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빛의 속도에 근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 과학적인 생각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빛보다 더 빠른 것은 이 세상에 없다. 빛의 속도야말로 상대적 우주에서 절대적인 단 하나이다.   초등학교 자연 시간에 소리도 속도가 있다는 것을 배운 후 천둥이 치던 밤에 잠을 깨면 번개가 번쩍할 때 속으로 가만히 하나, 둘, 셋 숫자를 세었다. 소리의 속도와 걸린 시간을 곱하면 번개 구름의 위치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메아리를 경험해 본 우리는 소리에 속도가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만, 21세기를 사는 우리지만 빛의 속도가 유한하다는 사실을 눈치채지 못하고 그저 배워서 억지로 알고 있는 형편이다. 빛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갈릴레이는 랜턴을 들고 산꼭대기에 올라가 실험을 했다. 그는 산에 올라 소리를 지르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오는 시간과 두 산등성이의 거리를 이용하여 소리의 속도를 잴 수 있다는데 착안하여 서로 멀리 떨어진 산꼭대기에서 랜턴의 불을 이용하여 빛의 속도를 측정하려고 했다. 물론 순진했던 그의 실험은 실패했다. 빛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르기 때문이다.     빛은 직진하며 반사하고 굴절한다는 사실은 학교 과학 시간에 이미 배웠다. 그런데 빛을 파동으로 보았을 때는 회절하고 서로 간섭한다. 또한, 빛은 프리즘을 통해 분산될 수 있고 합성되어 다른 색을 띠기도 하며 산란하므로 저녁노을이 붉게 보인다. 이상에서 열거한 것들이 빛의 성질이다. 빛에 대해서 처음으로 그 실체를 밝힌 사람은 뉴턴이었다. 그는 프리즘을 사용해서 빛이 여러 가지 색깔로 구성되어 있다는 사실을 가장 처음 알아냈으며 빛은 입자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고 말한 데카르트가 빛의 파동설을 주창했지만 그 당시 과학계를 평정한 뉴턴의 입자설에 눌려 명함도 제대로 꺼내 놓지 못했다고 한다.   전자기파란 전기장과 자기장을 함께 갖는 파동을 말하며 줄여서 전파라고도 불린다. 그중 인간의 눈에 보이는 부분이 가시광선이며 그것이 바로 빛이다. 태양 광선이 대기층을 지날 때 가시광선 중 비교적 산란이 적은 보라색이 통과하지만 정작 우리 눈의 색편향 현상 때문에 파랗게 보이고 그래서 하늘이 파란 것이다.   빛은 이 우주 만물의 근원이며 생명의 원천이다. 그 빛이 사라지는 날 이 우주도 끝난다. 우주의 수소가 소진되고 마지막 별이 수명을 다하는 순간 우주는 종말을 맞게 된다. 빛이 있으므로 시작된 우리의 우주는 결국 빛이 없으므로 끝난다. 지금부터 100조 년 후의 일이니 명 짧은 우리는 걱정 안 해도 된다.(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정체 상대적 우주 우주 만물 순간 우주

2022-04-08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상대성 이론

우리는 상대성이란 말만 나오면 자동으로 아인슈타인을 떠올리지만 사실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주위 사람들이 갈릴레이의 '상대성 원리'를 잇는다는 취지에서 저자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상대성 이론'이라고 불렀다. 자기 이론을 확신하고 있던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이론 자체가 상대적 사실로 오해 받을 것을 염려했지만, 그의 바람과는 달리 결국 상대성 이론이라는 이름으로 후세에 길이 남게 되었다.   밤낮이 바뀌는 것이 지구의 자전 때문에 생긴 현상임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는 태양이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진다고 생각한다. 수천 년 동안 우리는 일상생활의 경험을 통해 시간과 공간은 절대적이라는 당연한 진실 속에서 살던 중 아인슈타인이 등장하면서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직장을 구하지 못 했던 아인슈타인은 독일 국적을 포기하고 스위스 국적을 취득하여 스위스 베른에 있는 특허청에 취직했는데 여유 시간이 많아 자신의 전공인 이론물리학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먼저 그는 시간은 속도에 의해 영향을 받는 상대적임을 깨달았다. 속력이 빨라지면 시간이 지연된다는 사실이다. 철수는 기차에 타고 있고, 영희는 철길 옆 언덕에서 달리는 기차를 보고 있다고 상상하자. 기차 안에서 철수가 보는 사과는 직선으로 바닥으로 떨어진 반면, 밖에서 영희가 본 사과는 기차가 달리고 있음으로 사선을 그리며 비스듬히 땅으로 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직각삼각형에서 사선 변은 직선 변보다 길다. 영희가 본 사과가 철수의 사과보다 상대적으로 더 긴 거리를 움직였다는 말이다.     더 먼 거리를 가려면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따라서 같은 일을 겪으면서도 영희는 철수보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철수의 시간은 영희의 시간보다 상대적으로 적게 흘렀다. 그 이유는 철수의 기차 속력 때문이다. 즉 속력이 빨라지면 시간은 늦게 흐른다. 이것이 특수상대성 이론이다.     그 다음에 공간은 중력에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태양처럼 무거운 질량을 가진 천체 주변을 지나는 빛은 중력 때문에 휜다. 이는 빛은 직진한다는 성질을 위반하는 것이 아니라, 큰 질량이 공간을 휘게 함으로 휘어진 공간을 직진하는 빛은 관찰자의 눈에는 휘는 것처럼 보인다. 한술 더 떠서 뉴턴이 말한 인력이라는 힘도 사실은 어떤 천체의 질량이 공간을 휘게 하고, 그 휜 공간에 갇힌 작은 천체는 무엇인가에 붙잡힌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이불 빨래를 하여 젖은 이불 소창을 잘 펴서 말리려고 두 사람이 양손으로 소창의 네 끝을 잡고 팽팽하게 당기는 모습을 예로 들어 보자. 두 사람이 힘을 주어 소창을 넓게 펴서 당기고 있는데 손자가 가지고 놀던 농구공을 그 위에 올려놓자 농구공이 놓인 소창의 중심부는 공의 무게 때문에 아래로 불룩 쳐졌다. 재미를 붙인 손자는 이번에는 탁구공을 던졌는데 탁구공은 농구공을 중심으로 경사면에서 원을 그리며 뱅글뱅글 돌기 시작했다. 만약 공기의 저항과 소창 표면에서 오는 마찰이 없다면 탁구공은 농구공 주위를 영원히 돌 것이다. 이때 농구공이 태양이라면 탁구공은 지구다. 이것이 일반상대성 이론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상대성 이론 상대성 이론 상대성 원리 전공인 이론물리학

2022-04-01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고전물리학

고대로부터 우리의 우주관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기초한 지구 중심의 천동설이었다. 그러다 중세에 들어와 코페르니쿠스가 지동설을 주창하였고, 갈릴레이에 의해서 과학적으로 뒷받침되었다. 그러나 중세에 유럽 권력의 핵심인 교황청에서 보면 이는 엄연한 신성모독이었다. 급기야 갈릴레이는 교황청 법정에 세워졌다.   그 당시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는 유리 세공이 크게 발달했는데 호화로운 식기나 장신구는 물론이고 아주 정교한 광학 렌즈를 만들 수 있는 수준이었다. 갈릴레이는 거기서 고성능 렌즈를 만들어 망원경의 배율을 높였고, 그렇게 개량된 망원경을 높은 건물에 설치하고 호기심 많은 부자 귀족과 성직자들에게 먼 곳의 물체를 가깝게 보여줘서 돈을 벌었다. 그래서 모두 망원경으로 남의 침실을 엿보거나 기껏해야 군사적 용도로 이용하려는 동안 갈릴레이는 정작 그 망원경으로 전혀 다른 세상을 보고 있었다.     그는 하늘에 떠 있는 달과 목성을 관찰했다. 달 표면은 우리 맨눈으로 보는 것처럼 매끄럽지 않고 울퉁불퉁한 모습이라거나, 목성의 위성 4개를 찾아낸 것이 그때 일이었다. 갈릴레이는 관찰과 실험을 통해서 자연현상에서 일반적인 법칙을 유도해내는 근대적 물리학을 처음으로 시작한 사람이었다.     무엇보다도 그는 수성의 움직임을 관찰하다가 수성이 지구를 중심으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때는 태양과 달도 지구를 도는 행성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지구도 태양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 중 하나라는 결론을 내린 그는 코페르니쿠스가 제기한 지동설을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했다.   갈릴레이와 동시대 사람인 케플러는 그 당시 점성술과 그다지 구별 없던 천문학을 보편적 수리물리학으로 발전시켰으며, 특히 기하학의 대가답게 정다면체를 이용해서 행성의 운동을 밝히려고 노력했고, 행성의 타원운동을 수식화했다. 그가 밝혀낸 행성운동을 토대로 나중에 뉴턴은 만유인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인류 역사상 가장 눈부신 업적은 뉴턴이 발견한 만유인력의 법칙이다. 세상의 모든 물체는 땅으로 떨어진다. 왜 땅으로 떨어지는지 생각을 해보거나 의구심을 가졌던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었다.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그런데 뉴턴은 달랐다. 그는 꼭지에서 끊어진 사과가 하필이면 하늘로 치솟지 않고 땅으로 떨어지는 데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하늘의 달이 지구로 떨어지지 않고 떠 있는 이유가 궁금했다. 달은 일직선으로 지구 근처를 지나가는데 지구가 잡아당기니까 지구에 잡혀 그 주위를 맴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급기야 그는 이 세상의 모든 물체는 서로 당기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모든 물체가 땅으로 떨어지는 것을 가장 처음 이상하게 생각한 사람이 바로 뉴턴이며,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업적이 바로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 발견이다.   뉴턴은 운동법칙을 발견한 것으로도 유명하며, 미적분을 완성하였을 뿐 아니라 원운동, 공기나 액체 속 물체의 움직임, 탄환이나 대포알의 궤적, 지구를 비롯한 천체 만물의 움직임 같은 모든 물리학적 운동을 수식화하였다. 뉴턴이 집대성해서 아인슈타인에 이르는 물리학 체계를 고전물리학이라고 한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고전물리학 지구 근처 궤적 지구 동안 갈릴레이

2022-03-18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별은 몇 개나 될까?

우리는 밤하늘에 빛나는 별이 과연 몇 개나 될까 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구상에 널려 있는 모래 알갱이의 수보다 많다.   별이란 우리의 태양처럼 핵융합하여 스스로 빛을 내는 천체를 말하며, 항성(恒星 star)이라고 한다.     대부분 별은 그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行星 planet)을 갖는다. 우리가 속한 별인 태양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등 총 8개의 행성을 거느린다. 그리고 개개의 행성은 위성(衛星 satellite)을 갖는다. 지구에는 달이라고 불리는 위성이 딱 하나 있지만, 목성에는 79개의 위성이 있고, 토성의 위성은 82개다.     그러므로 밤하늘에서 빛난다고 모두 별은 아니다. 휘영청 빛나는 달은 지구의 위성이고, 태양 주위를 도는 수성, 금성, 목성, 토성 등은 비록 이름만 봐서는 별인 것 같지만 지구처럼 행성이다. 우리와 가까운 곳에서 별처럼 반짝거리는 것뿐이다. 행성이나 위성은 스스로 빛을 내지 않지만, 태양 빛을 반사하기 때문에 빛이 난다.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에는 처음에 에너지만 존재했다. 그러다 에너지는 물질로 변했고, 나중에 수소 원자가 되었다. 우주 한쪽 귀퉁이에서 수소 원자끼리의 중력 균형이 깨지기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중력 붕괴로 인하여 별들이 탄생했다. 바야흐로 우주 공간은 크고 작은 별들로 넘쳐났고, 서로의 중력에 끌려 별들은 군데군데 모이기 시작했다. 마치 한 나라에 여기저기 도시가 생기듯, 무수한 별의 집단인 은하가 생겨났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은하에는 2천억에서 4천억 개의 별이 모여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은하가 다시 2천억에서 4천억 개가 모여 우주를 이룬다. 그렇다면 우주에는 별이 몇 개나 있을까? 과학자들은 약 7조 곱하기 백억 개 정도라고 추측한다.   태양은 비교적 작은 별이어서 수명이 길었기 때문에 그 주위를 도는 행성인 지구에서 생명이 시작하여 진화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항성인 프록시마 센다우리란 별에 최근에 그 별을 공전하는 행성이 발견되었고, 지구와 여러 가지로 비슷해서 어쩌면 생명체가 존재할 지도 모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이어서 혹시 가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40년 전에 지구를 떠나서 지금 태양계를 막 빠져나가고 있는 보이저호의 속력으로 편도 당 7만 년이 걸린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인데도 그렇게 먼데 우리 은하에만 그보다 더 먼 별이 수천억 개나 된다.   많고 많은 은하 중에 태양이 속한 우리 은하가 은하수다. 아직도 많은 사람이 우주와 은하를 혼동하고 있는데, 태양과 같은 별들이 모여서 은하를 이루고, 그런 은하들이 모여서 우주가 된다. 우주에는 수천억 개의 은하가 있고, 개개 은하 속에는 또 수천억 개의 별이 있다. 그리고 별 주위를 지구 같은 행성이 공전한다.   은하의 중심부는 많은 별들이 너무 가깝게 모여서 상호작용이 심하므로 생명의 탄생과 진화에 안정적이지 못하지만, 다행히 태양은 우리 은하의 변두리에 자리 잡고 있어서 가능했다.     우주에 퍼져있던 죽은 별들의 잔해가 뭉쳐져서 태양 주위를 맴돌며 태양계를 이뤘고, 그 중 한 행성 위에 우리가 살고 있다. (작가)     Nathan Park 기자박종진의 과학이야기 태양 주위 집단인 은하 우리 은하

2022-03-11

[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금부터 2,300년 전 그리스의 아리스타르코스는 자신이 관측한 결과를 토대로 태양 중심의 지구를 상상했다. 그는 행성을 관찰했는데 아주 밝다가 어두워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도 했다. 만약 행성이 지구의 주위를 돈다면 밝기도 어느 정도 일정해야 하고 그 움직임도 항상 같은 방향이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서 행성은 지구가 아니라 다른 천체 주위를 공전할 것으로 추측했다.     아리스타르코스는 반달일 때 태양-달-지구가 정확히 직각삼각형의 꼭짓점에 놓인다는 것을 알았고, 그때 달과 태양이 이루는 각을 측정했다. 그보다 300년 전에 같은 섬에서 살던 피타고라스가 삼각형에 대해서 큰 업적을 남겨 놓았기 때문에 그는 선배가 남긴 삼각법을 이용해 지구에서 태양까지의 거리가 달까지의 거리보다 20배 정도 멀다는 답을 얻었다. 지구에서 보는 태양과 달의 겉보기 크기는 비슷하므로 태양이 달보다 20배쯤 크다고 어림잡았다.     또 아리스타르코스는 보름달이 지구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와 월식이 진행되는 시간을 측정하고, 이를 이용해 지구가 달보다 약 3배 정도 클 것으로 추정했다. 태양이 달보다 20배 크고, 지구가 달보다 3배 크다면, 태양은 지구보다 약 7배 크다는 결론에 도달한 아리스타르코스는 지구보다 큰 태양이 자기보다 훨씬 작은 지구 주위를 돈다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천문학은 그 후 1,500년 동안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50년경 활동)가 확립하고 프톨레마이오스(기원후 100년경 활동)가 집대성한 천동설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이고 그 주위를 달, 수성, 금성, 태양, 화성, 목성, 토성이 공전하고 있으며 하늘의 별은 모두 회전하는 항성구에 박혀서 움직이지 않고 빛을 내고 있다는 지구 중심설이다.     그러다 16세기에 천문학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일이 벌어졌다. 가톨릭 사제였던 코페르니쿠스가 혜성처럼 나타나서 프톨레마이오스의 천체 모형에서 지구와 태양의 위치를 서로 바꿔놓았다. 드디어 지구 중심에서 태양 중심으로 넘어가려는 전야에 이르렀고 그 동안 수군거리던 지동설이 바야흐로 수면 위로 떠 올랐다.     1609년 갈릴레이는 자신이 직접 만든 성능 좋은 망원경으로 달과 목성을 관측했다. 그는 달 표면이 수정처럼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으며, 목성 주변에서 4개의 위성을 찾아냈다. 모든 것이 지구를 중심으로 공전하는 줄 알았는데 목성 주위를 도는 위성의 존재는 지구 중심의 우주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드디어 로마 교황청은 그를 종교 재판에 넘겼다. 갈릴레이는 자기주장을 철회하고 용서를 빌어 간신히 종신 가택 연금형으로 감형되었다.   갈릴레이와 동시대 사람인 조르다노 브루노는 태양조차 하늘에 떠 있는 수많은 별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유사 이래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코페르니쿠스와 갈릴레이는 태양이 중심이라고 했다. 브루노는 지구가 회전하기 때문에 그 위에 사는 우리 눈에는 천체가 회전하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며, 한술 더 떠서 태양조차도 우주의 중심이 아니라고 했다. 우주는 무한하며 그 어딘가에 다른 생명체가 살지 모른다고 했다가 결국 신성 모독죄로 화형당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이야기 지동설 지구 주위 목성 주위 천체 주위

202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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